[무한열차, 그 이후]
귀멸의 칼날 극장판인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마을로]가 지난 3월 2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2022년 귀멸의 칼날 TV 애니메이션 [유곽] 편 이후로 나온 귀멸의 칼날 시리즈이다. 첫 번째 극장판인 [무한열차] 편에서 하현 혈귀를 쓰러트린 귀살대는 환락의 거리, 유곽에서 연달아 여자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혈귀의 악행인지 파헤치기 위해 유곽으로 향한다. 유곽은 미모가 권력인 곳. 뛰어난 미모의 여성들이 있는 가게가 늘어서 있고, 유흥을 즐기는 인파들로 붐비는 곳이다. 최고의 미녀가 있는 세 곳의 가게로 탄지로, 이노스케, 젠이츠가 여장을 하여 잠입하고, 혈귀의 흔적을 좇는다. 그러던 중 혈귀의 소재를 파악한 귀살대는 하현 남매인 다키와 규타로를 마주한다. 얇지만 날카롭고 질긴 끈을 혈귀술로 부리는 다키, 흉측한 외모에 피의 혈귀술을 부리는 규타로. 귀살대의 주인 우즈이 텐겐까지 힘을 합쳐 혈귀와의 전투가 시작된다. 순식간에 유곽의 건물들이 부서지고 불타는 상황. 귀살대는 다키와 규타로의 목을 베는 데 성공하지만 남매인 둘의 목을 동시에 베지 못하면 소멸되지 않는다. 유곽에서 궁지에 몰린 귀살대와 남매 혈귀와의 전투로 이번 극장판이 시작된다. 기존 유곽 편에서 공개된 다키와 규타로와의 전투 마지막 부분을 시작으로 2분기에 방영될 도공마을 편의 도입부가 포함되었다. 도공마을편 방영에 앞서 유곽편의 화려한 마지막 전투 부분과 도공마을편의 도입부를 연결하여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원작을 뛰어넘는 작화감]
만화가 원작인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을 때 원작의 작화를 얼마나 잘 살렸는지, 캐릭터에 맞는 성우들이 연기를 하는지, 스토리를 이어가는 전개와 구성요소들이 탄탄한지 등을 기준으로 원작과 비교가 되고는 한다. 움직이지 않는 평면 속 만화를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는 것은, 거의 새롭게 드로잉을 하는 것처럼 많은 시간과 작업과정이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경우 원작보다 세련된 그림체와 액션신,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컷들을 넣어 이야기의 구성이 어색하지 않고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원작에 등장하지 않던 요소들 때문에 오히려 전개가 지루해지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이번 극장판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마을로]는 혈귀의 수장인 무잔과 혈귀들이 집결하는 장소인 무한성이 단연 최고의 장면으로 뽑힌다. 이름 그대로 수많은 공간이 무한대로 펼쳐지는 무한성은 끊임없이 뒤틀리고 무한대로 공간이 생성된다. 하지만 그런 무한성 또한 무잔의 힘이고, 무한한 공간을 컨트롤 하는 것도 무잔이다. 처음 무한성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스크린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연출로 '무한한 공간'을 그려냈다. 그곳에서 상현 혈귀들의 성격과 캐릭터가 확실히 보이는 장면으로 앞으로 있을 귀살대와 상현과의 혈투의 기대감을 심어줬다. TV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처음 방영되었을 때부터 원작의 액션신을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한층 몰입할 수 있는 작화와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그 후 방영된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역시 3D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도 상상 이상의 액션신으로 구현된 점이 귀멸의 칼날의 인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귀멸의 칼날 완결까지 애니메이션이 원작을 눌렀다는 평가가 이어질지 기대된다.
[다소 아쉬운 편집과 예고편]
뛰어난 액션신과 연출로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귀멸의 칼날. 이번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마을로]는 기존 TV애니메이션 [유곽]편과 곧 방영될 [도공마을] 편의 도입부를 묶은 총집 편이다. 두터운 팬덤으로 총집편임을 알지만 극장에서 [도공마을] 편을 빨리 확인하고 싶은 팬들이 극장을 찾고 있으나, 무한성의 연출 외에는 다소 아쉬운 편집에 실망감을 보이는 관객들이 많았다. 총집 편임을 알고 극장에 찾았지만 TV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과 엔딩이 매 회 진행되었다. 이번 극장판은 이제껏 방영되었던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대표 OST를 연달아 들려주며 시작했고, [유곽] 편이 이어졌다. 15분 남짓의 회차들이 진행되면서 오프닝과 엔딩이 계속 반복되었고, 귀멸의 칼날의 시리즈를 잘 모르는 관객 중에서는 앤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줄 착각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처럼 총집편임을 알고 찾은 관객이던 모르고 관람한 관객이던 성의 없는 편집 상태에 엄청난 혹평이 이어졌다.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 동안 오프닝과 엔딩이 흐름을 끊었고, 도공마을의 도입부의 분량이 현저하게 적어 많은 관객들이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곧 방영될 [도공마을] 편의 기대감도 잠시, 다소 아쉬운 편집 상태와 도공마을의 분량으로 역대 귀멸의 칼날 시리즈 중 가장 혹평을 받은 편이 아닐까 생각한다.